〈The Story of My Life〉, 나비는 바다로 간다
나비의 노래를 따라, 다시 바다를 꿈꾸다한 장의 종이가 있다. 잉크 한 방울 묻히지 못한 채, 책상 위에 하얗게 놓여 있다. 손끝은 멈춰 있고, 마음은 너무 무겁다. 친구의 죽음 앞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아니, 쓸 수가 없다. 모든 단어들이 그를 설명하기엔 너무 작고 가볍게 느껴진다. 머릿속엔 그와 함께했던 날들보다, 하지 못했던 말들이 더 크게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한 구절이 나를 깨운다. "바람 따라, 나비는 바다로 간단다."그건 기억일까, 상상일까, 혹은 환청일까. 하지만 분명한 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였다. 엘빈. 내 유일한 친구. 내 유일한 나비.1. 내가 외면했던 친구, 그가 남긴 노래나는 늘 혼자라고 느꼈다. 어릴 적부터. 언제나 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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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가 아닌 사랑을 택한 아이 (웃는 남자 감상 후기)
그 아이를 처음 본 날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날이었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시끄러웠고,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공기처럼 흔했지만… 그 아이는 울지 않았습니다. 바닥에 쓰러진 채, 입술은 찢겨 있었고, 눈은 부었고, 몸은 얼어 있었지만, 그 애는 웃고 있었어요. 그 웃음이 어떤 뜻이었는지…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그 미소가 정말로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울 권리조차 빼앗긴 채 웃는 걸 배운 건지. 그때는, 아이를 안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 아이의 체온은 이상하게도 따뜻했어요. 겨울 속에서도, 한 번도 안아본 듯 낯설지만 꼭 잡고 싶은 온기였습니다.나는 너를 데리고 떠났다. 너를 위해서라기보다, 나를 위해서.사람들이 날 떠났고, 나는 혼자였죠. 작은 마차 하나, 몇 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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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맨 공연 좌석 선택 팁
나는 7살이고, 번개맨을 진짜 진짜 좋아하는 아이예요. 그래서 엄마랑 같이 공연을 두 번이나 보러 갔어요! 처음엔 안양, 두 번째는 6월 8일에 안산에서 봤어요.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어디에서 봤느냐예요. 그냥 아무 자리 말고, 맨 앞줄 통로 자리에 앉으면 완전 다른 세상이에요. 왜 그런지 내가 다 얘기해줄게요. 진짜 번개맨이랑 하이파이브도 하고, 눈 마주치고, 손도 잡고… 진짜였어요! 내가 앉은 자리는 맨 앞, 통로 딱 붙은 자리공연 보기 전 엄마가 말했어요. “너 통로 앞줄이야, 제일 좋은 자리야~” 나는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그 자리에 앉고 나서 알았어요. 이건 그냥 앞자리가 아니고, 마법 같은 자리였어요.공연이 시작될 때 불이 꺼지고, 음악이 쿵쿵 울리고, 무대 위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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