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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굿보이》는 설정만 보면 가볍고 허세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화, 두 화 지나갈수록 예상치 못한 진심이 스며든다. 국가대표였던 사람들이 경찰이 되면서 겪는 현실, 그 속에서 다시 뜨거워지는 마음들. 누구나 한때는 빛났고, 지금은 어쩌면 조금 어두운 사람들에게 《굿보이》는 꽤 따뜻한 응원을 건네는 작품이었다.
줄거리 - 시작은 유치했는데… 왜 이렇게 공감되냐
처음 《굿보이》를 보기 시작했을 땐 솔직히 그냥 ‘가볍게 볼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국가대표가 경찰 특채로 들어와서 팀이 되고, 사건을 해결한다니… 너무 픽션 같다 싶었다. 근데 이상하게 자꾸 다음 화가 궁금해졌다. 그 이유는, 이 드라마가 사람들 마음을 은근히 잘 건드린다는 거다.
박보검이 연기하는 주인공은 겉으론 밝고 성실한 경찰이지만, 조금만 보면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다. 한때는 태극마크 달고 링 위를 누비던 사람이, 이젠 조용히 관할지 순찰 도는 게 일상이 됐다. 근데 그걸 아무렇지 않은 척 버텨낸다.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 그 미묘한 감정이 다 느껴져서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저릿해진다.
나도 그랬던 시기가 있어서 그랬을까. 예전엔 누군가에게 ‘기대받는 사람’이었고, 뭔가를 잘한다고 인정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하루하루 일에 치여 살아가는 그저 그런 사람. 드라마 속 박보검을 보면서 자꾸 내 모습이 겹쳐졌다.
그게 이 드라마의 힘인 것 같다. 스토리 자체는 사실 특별할 것 없어도, 인물들이 가진 감정의 깊이가 깊어서 자꾸 울림이 있다. 그래서 결국은, 어느새 마음이 열려 있다. 그리고 그게 참 이상하고도 좋았다.
등장인물 - 이 팀, 멋진 거 하나 없는데… 같이 버티는 게 너무 눈물나
《굿보이》의 매력 중 하나는 팀워크다. 근데 일반적인 드라마처럼 완벽한 팀워크가 아니다. 이 팀은 솔직히 말해서 엉망이다. 각자 상처 있고, 잘하는 것도 다르고, 처음엔 서로 못 믿고 삐걱거리기 일쑤다.
근데 재미있는 건, 그래도 계속 같이 있다는 거다. 누가 대단한 능력이 있어서도 아니고, 누가 리더십이 뛰어나서도 아니다. 그냥, 이 사람들이 서로에게 유일한 ‘우리 편’이라서 그런 것 같다.
김소현 캐릭터를 보면 특히 그렇다. 차가워 보이지만 속은 누구보다 여린 사람. 자꾸 혼자 하려다가 부서지고, 그래도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었다. 나도 예전에 회사에서 혼자 뭐든 다 하겠다고 버티다가 결국 몸도 마음도 다 망가졌던 적이 있어서, 그 모습이 너무 내 얘기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오정세. 이 사람 없었으면 이 팀 진작에 무너졌을 거다. 가끔 보면 진짜 무심한 말도 하는데, 돌아보면 그게 다 필요한 말이었다. 한 발짝 떨어져서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 드라마가 참 잘 보여준다.
그들이 함께 겪는 사건보다, 사건 이후 조용히 숨 고르며 앉아 있는 장면들 이 더 기억에 남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서로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버틸 수 있는… 그게 사람 사는 거 아닐까 싶었다.
감상 포인트 - “지금도 뛰고 있어요” – 그 말 한 줄에 울컥했다
드라마 후반부에 나오는 박보검의 대사 중 가장 마음에 남은 말이 있다. “그날은 끝난 게 아니에요. 지금도 뛰고 있어요.”
그 장면, 진짜로 울컥했다. 그 말이 꼭 나한테 하는 것 같아서. 나도 언젠가 정말 치열하게 살았던 날들이 있었고, 지금은 그게 다 지나간 줄 알았는데… 사실은 지금도 뛰고 있었구나. 내가 그걸 인정하지 않았을 뿐.
《굿보이》는 그런 드라마다. 멋있고 화려한 장면보단, 지극히 평범하고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준다. 그리고 말한다. “너 잘하고 있어. 조금만 더 버텨봐.”
이건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도 아니고, 형사 드라마도 아니다. 지금도 계속 자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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